스타트업 가치 산정에 대한 현직 VC 분들의 답변을 들어보았어요.
안녕하세요,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위한 증권 관리 플랫폼 쿼타북입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스타트업 업계 역시 극심한 혹한기를 지나고 있는데요. 새롭게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스타트업들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해요. 그중에서도 ‘우리 회사는 얼마의 기업 가치로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최대 고민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의 가치는 어떻게 산정해야 하며, 과대평가로 인해 투자받지 못하거나 과소평가로 인해 이후 후회할 일이 없어지려면 무엇을 미리 고려해야 할까요?
보통 비상장 기업에 해당하는 스타트업은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입니다. 높게 부르든 낮게 부르든 기업과 투자자 사이에 적절한 논리와 설득이 수반되면 그 가치로 합의가 되는 것이죠. 비상장 기업은 상장 기업처럼 기업 가치와 주식의 가격이 누구에게나 실시간으로 공유되지 않고, 장외 시장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집니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확정되기 전까지 기업의 다양한 정보가 투자자에게 공유되지만, 보통 스타트업은 정량적인 평가가 가능한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아요. 비즈니스의 시작·성장 단계에 있는 만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영업 이익 등의 성과 지표가 없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죠. 따라서 엑싯*이 될 때의 가치를 기업과 투자자 모두 확신할 수 없고, 이 때문에 정성적인 가치 평가와 협상의 영역이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엑싯 : M&A, IPO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일컬음
잠깐, 구체적인 투자 유치 프로세스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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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에 맞춰 지난 8월 3일 쿼타북에서 주최한 ‘스타트업 혹한기 LIVE’ 1부 <후속 투자를 이끌어내는 스타트업·주주 관계>의 Q&A 시간에도 스타트업 기업 가치 산정에 관한 내용을 간략하게 다루었는데요. 현직 VC 연사분들의 답변을 통해 적절한 기업 가치 협상을 위한 몇 가지 팁을 알아보겠습니다.
Q. 스타트업의 경우 회사 기업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적정 가치를 추정할 수 있을까요?
A.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특정 시점을 지나면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창출했을 거예요. 이 수익의 가령 10배(혹은 기타 배수)의 멀티플*을 적용한 후, 그 시점으로부터 지금까지 떨어진 햇수만큼 이자율로 다시 나누는 것이 기본적인 밸류에이션 방법이라 언급되곤 합니다.
다만 스케일업을 잘 해내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위와 같은 밸류에이션이 다소 박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라면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시점을 기준으로 하기도 합니다. 이는 그 시점의 성장 속도를 예상해서 멀티플을 정하고, 그때 만들어질 수익 규모를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산정한 후, 지금으로 현가 할인하는 ㅡ 말하자면 또 하나의 대안적인 밸류에이션 방법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또 한 가지 주요한 밸류에이션 방법은 우리와 비슷한 사업, 비슷한 규모의 스타트업을 참고하는 것인데요. 그들이 얼마의 기업 가치로 투자를 받거나 M&A 되었는지 등을 대략적인 기준점으로 삼아 우리의 기업 가치를 산정해 보는 것입니다. 투자자들 역시 스타트업 가치 산정 시 필수적으로 유사 기업과의 비교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멀티플 : 배수 / 기업의 미래 가치, 전망에 대해 주관적으로 가중치를 부여한 것이다.
*내용 중 ‘기업 가치 산정’과 ‘밸류에이션’은 같은 의미
🧚 여기서 잠깐,
위의 답변에서 나온 ‘유사 기업과의 비교'는 대표적인 기업 가치 산정 기준 중 ‘상대가치’에 해당해요.
기업 가치 산정 기준의 종류
Q. 기업 가치를 높게 받고 싶은데, 나중을 위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A. 먼저, 앞서 설명해 드린 가치 산정 방법에 덧붙이자면 스타트업 투자는 결국 의지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얼마를 희망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얼마를 낼 수 있는지 사이에서 결정이 되니까요.
높은 기업 가치로 투자받으면 당장 좋은 현상일 것 같지만, 다음 단계까지 항상 한 번 더 고려하시라는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높게 받으면 다음 단계에서는 더 높아져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죠? 하지만 다음 투자 라운드까지 더 높은 가치를 받아 마땅할 무언가를 증명해 내지 못하거나, 현재 혹한기 상황처럼 투자 심리 자체가 얼어있다면 더 높은 가치로 다음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과 같이 ‘생존'이 중요할 때 다음 투자에 차질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기업의 생존 확률 역시 위태로워지기 마련이고요.
👀 기업 가치 산정의 어려움 및 고려사항을 지적한 다른 사례도 살펴보세요.
”다운 밸류(이전보다 낮은 기업 가치)로 투자받거나 직전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다행인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 자금 상황이 어렵거나 런웨이(법인 통장의 잔고가 0원이 될 때까지, 스타트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기간)가 몇 개월 남은 곳은 다운 밸류로도 투자를 유치하기가 힘들다.”
“국내 스타트업이 받는 대부분의 투자는 만기가 3년인 RCPS(상황전환우선주)로 투자금을 소진할 때까지 이렇다 할 실적을 못 냈다면, 다음 투자를 받을 때 자본시장은 냉정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성장 가능성만을 부각해도 투자받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이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조기에 실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자금 유치가 쉽지 않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7월에서 8월로 넘어가는 시기만 따지더라도 300억 이상 대규모 투자 건수가 75% 감소할 정도로 상황이 변하고 있다고 하니(문화일보), 특히 후속 투자를 준비하는 성장 단계(Growth Stage) 스타트업이라면 이러한 상황 변화를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겠어요 🧐
Q.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회사와 투자사 사이의 괴리는 어떻게 줄일 수 있나요?
A. 밸류에이션은 끊임없는 협상의 연속이에요. 예상하시겠지만 스타트업과 투자사 사이의 괴리를 줄일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아요. 우리의 논리를 철저히 준비하되, 협상 과정에서 상대방의 반박이나 반응을 예의주시하면서 타협점을 잘 찾으라는 다소 ‘교과서적인' 조언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A는 B’라는 식으로 확정된 것은 없으니, 어떤 밸류를 주장하든 그에 적절한 논리를 우리가 철저하게 준비해 두어야 하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사 기업의 밸류를 참고치로 제시하거나, 우리 회사가 가진 인재들의 가치를 기업 가치에 반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이것이 당연히 100% 받아들여지지는 않아요. 비교 그룹과 동일한 정도의 기술력을 갖추었다고 꼭 그만큼의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일류 인재'가 모인 회사라도 부진한 경우가 부지기수니까요. 또한 투자자에게 현재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부족하다면 우리의 마일스톤*을 정하고, 그것이 달성되었을 때 어느 정도의 성과가 나올지를 미래 시점으로 작성하여 제시할 때 훨씬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논리에 투자사가 어떻게 반박할지 예측할 수 있는 부분도 적지 않을 거예요. 예측되는 반박이나 반응이 있다면 그에 대한 재반박 혹은 보완할 수 있는 논리까지도 대비해두어야겠죠?
*마일스톤 : 이정표; 스타트업 성장 과정에서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중요한 목표
여기까지 기업 가치 산정 시 고려할 사항들을 간단하게 알아보았는데요!
시장이 얼어붙은 혹한기에 투자 유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다음에는 실제 투자 계약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준비해서 돌아올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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